드라마 하나가 국민정서를 쥐락펴락 한 사례는 꽤 된다. 귀가시계였던 ‘모래시계’이후로만 잡는다 해도 드라마로 인해 식당과 선술집이 한가해지는 웃지 못 할 일종의 ‘드라마 신드롬’이 그리 낯설지만은 않다.

 ‘막장 논란에 억지 설정이다’ ‘그게 대수냐. 요즘 같은 시대 가족애와 그 이면에 담긴 권선징악적 요소만 해도 가슴 후련하다’는 등 후폭풍을 몰고 다니는 KBS2 주말드라마 ‘하나뿐인 내편’이 오는 17일 종영을 앞두고 시청률 49.4%((10일 102회, 닐슨코리아)를 기록했다. 이는 2011년 KBS ‘제빵왕 김탁구’ 이후 처음이다. 실제로 10일 이 드라마 방영시간 대에 단골식당으로 지인들과 식사를 갔더니 식당사장님이 “좀 전 하나뿐인 내편 본다고 아저씨들도 서둘러 갔다”며 채널을 고정시켜 놓고 일을 하실 정도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일부의견인지 대다수 평론가들이 동의하는 의견일지 몰라도 드라마 평론가들이 “시청률 고공행진을 좋아할 만한 일은 아니다”며 각을 세우고 나섰다. 그 이유가 억지설정, 예를 들면 살인누명을 쓴 주인공의 빵집을 동네사람들이 내쫓은 일, 치매에 대한 편의적이고 자의적인 설정, 요즘 같은 시대에 억울한 아버지를 위해 재벌가 며느리를 걷어차고 이혼한 일이 있을 수 있는가, 유전자 검사나 개인기록 열람 등과 같은 개인정보 유출의 불법성 등 많은 이유를 댄다. 요약하자면 현실에 맞지 않는 70년대 식 신파극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것을 왜 보느냐는 훈계조다.

동 시간대 공중파 TV를 보는 시청자들의 반이 그 드라마를 보고 같이 분해하고, 기뻐하며, 울고 웃는 것이 비판 혹은 비난받을 일인가. 드라마 작가에 대한 개인적인 편견인지 아니면 드라마 연출, 더 나아가 KBS에 대한 불만인지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오류는 간단하다. 드라마는 드라마다. 즉 플롯에 따른 허구와 그것을 유지하고 결론으로 가기 위한 수단들의 나열이다. 시청률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것은 그 드라마 관계자들과 방송국엔 절체절명인 것이다. 그것을 사실적이지 않다느니, 신파극이라느니, 하면서 시대상황이나 개인적 편견에 기초한 분석은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우리가 다큐멘터리나 고발프로그램을 보는 것이 아닌 다음엔 말이다.

이 드라마가 호환 마마보다 더 무서운 불법비디오도 아니고 이를 보고 모방할 국민들이 과연 있을까 라는 점을 생각하면 비난 받을 이유가 없음은 분명하다. 문제점을 지적하기보다는 오히려 ‘왜’에 방점을 두어야 하지 않을까.

‘왜 이 드라마가 뻔하고 막장적 요소가 가미된 것임을 모르지 않는 국민들 대다수, 그것도 가족·순정·주말드라마와는 거리가 먼 중년 남성들의 마음까지 사로잡고 있는 지‘ ’왜 이런 사회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에 대한 분석이 필요치 않을까.
내친 김에 드라마 평론가들의 분석이 ‘드라마 블랙리스트’에 기초한 것이 아닐까 하는 망상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