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사용권 “강릉시와 어떠한 형태의 협의를 한 적도 없다”

강릉시가 지난해 5월 메이저 영화 제작사 등의 지적 재산권을 활용해 글로벌 테마파크를 추진한다고 발표했으나, 최근 마블 익스피리언스(TMX)의 한국 독점사업권을 갖고 있다고 밝힌 ‘킹베어필름’가 “강릉시와 협의조차 하지 않았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강릉시민행동’은 지난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강릉시가 지난해 5월 국내 최초로 미국 마블사와 8조원대 대규모 글로벌 테마파크를 조성하겠다고 밝히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으나 제대로 협의조차 없었고, 강릉시 홍보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는 업체 주장이 제기됐다”며 “마블 슈퍼 히어로파크 조성 사업의 전 과정에 대한 실체를 밝히라”고 촉구했다.

강릉시민행동은 “강릉시가 즉각 대 시민 사과와 함께 사업 중단 및 재검토, 관련부서 폐지 조치를 취하고 시장은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김한근 강릉시장은 지난해 5월 21일 강릉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 회견을 열어 "지난 17일 미국 LA 베벌리힐스 포시즌스 호텔에서 레거시 엔터테인먼트, 히어로 시티, 국내 금융사 등 5개 곳이 참여하는 슈퍼 히어로 파크 조성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마블 슈퍼 파크 사용권과 마블 익스피리언스 사용권을 가진 히어로 벤처스와 조만간 업무협약을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마블 익스피리언스(TMX)의 한국 독점사업권을 갖고 있다고 밝힌 킹베어필름은 강릉시와 어떠한 형태의 협의를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킹베어필름 관계자는 7일 "마블 슈퍼 파크 사용권과 마블 익스피리언스 사용권을 가진 히어로 벤처스와 조만간 업무협약을 할 계획이라는 내용은 허위 사실"이라며 "강릉시가 사전에 어떠한 협의조차 하지 않고 발표하는 바람에 당혹스럽고, 타 지방자치단체와 사업 추진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는 당시 기자회견 이틀 뒤 미국 히어로벤처스 본사로부터 항의를 받고 마블 사용을 위한 협상이나 승인이 없었다는 사과 공문을 보냈던 사실도 숨겨왔다.

이처럼 지적 재산권 사용과 관련한 협의 없이는 테마파크 사업 추진이 사실상 어려운데도 지난해 9월에는 사업을 추진할 균형발전과까지 신설했다.

시가 기본적인 사항조차 꼼꼼이 점검하지 않고 사업을 발표하면서 올림픽 특구 2단계 사업으로 추진하는 테마파크 조성 사업에 대한 신뢰감도 떨어지고 있다.

시의 발표만 믿고 해당 지역 토지에 투자했던 사람들은 피해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강릉시는 경포도립공원 해제 이후 난개발을 막기 위해 2단계 올림픽 특구 지정을 받아 체계적 개발을 해야 한다고 판단, 글로벌 테마파크 조성 사업을 추진했지만 2018동계올림픽 개최 이전 1단계 올림픽 특구 지정 당시와는 달리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농지전용에 제동을 걸면서 사업에 차질을 빚게 됐다고 밝혔다.
김한근 시장은 “금명간 농식품부를 찾아 농지 전용 문제를 협의해 2단계 올림픽 특구 지정이 여의치 않다고 판단될 경우 관광특구나 지식산업단지 등으로 묶어 체계적으로 개발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조만간 이에 대한 시 입장을 상세히 시민들에게 알리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