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됐다, 됐어!”
 

독도에 갔다 온 뒤로, 독도를 생각하면 나오는 말이다.
새싹회에서 해양문화재단 후원 독도탐방대원으로 참여할 수 있냐는 연락이 왔다. 생활 일정이 있었지만 고마운 마음에 망설임 없이 참여하겠다고 했다.

작년에도 독도에 가기 위해 강릉항에 갔지만 풍랑주의보로 파고가 높아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그날의 아쉬움이 남아 있어서 이번에는 꼭 독도에 입도하기를 간절히 소망했다. 

우리 일행은 10월 31일부터 11월 3일까지 독도 장정 길에 올랐다. 강원도 동해에서 하룻밤을 자고, 다음 날 강릉항에서 배를 탔다. 

드디어 독도에 가기 위해 울릉도로 출발했다. 인솔자는 기상 변수가 있을 수 있어서 을릉도에 가봐야 안다고 했다. 을릉도로 출발했으니 반은 성공이다. 이번엔 꼭 독도에 발을 디딜 수있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걱정했지만 을릉도에서 독도로 출발할 수 있었다. 이번에도 인솔자는 독도에 발을 디딜 수 있을지 가봐야 안다고 했다. 접안 시설이 약해서 기상 상태에 따라 입도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제발 독도에 무사히 오르게 해 주세요. 우리 땅 독도를 눈에 담고 가슴에 품고 오게 해 주세요"
기도하며 간 독도! 입도가 가능했다. 가슴이 벅찼다. 비록 20분밖에 독도에 머무를 수 없지만 독도가 내 눈앞에 있으니 감개무량했다.

일본이 아무리 자기네 땅이라고 우겨도 대한민국 국민인 내가 이곳에 있지 않은가! 대한민국 작가들이 이곳에서 독도를 가슴에 품고 있지 않은가! 독도는 더 이상 외로운 섬이 아니라고 갈매기들에게, 바위틈에 낮게 피어있는 해국에게 말했다.

독도는 일본의 한반도 침탈의 첫 희생지라는 걸 역사는 알고 있다. 세계도 알고 있다. 일본도 알고 있다. 태극기도 알고 있다. 나는 독도에 발을 딛자, 태극기를 힘껏 흔들었다.
 “독도야, 반가워! 우리가 꼭 지켜서 우리 대한의 아이들에게 잘 물려줄게. 꼭 그럴게. 독도는 우리 땅! 우리 대한민국, 코리아 땅!”
그때 아들의 부축을 받고 입도한 어느 할머니가 곁에 섰다.
 “됐다, 됐어! 내가 여기 왔으니 이제 됐다!”
할머니는 굽은 허리를 펴고 천천히 독도를 눈에 담고 있었다. 콧등이 찡했다. 태극기를 들고, 새싹회 현수막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으며, 할머니가 되어도 이곳에 와서 독도를 품는 내 모습을 그려보았다. 머리카락이 바람에 신나게 날렸다. 청량한 독도의 바람이었다.  

우리 일행은 11월 3일, 3박 4일 여정을 마치고 기쁘게 돌아왔다. 내 가슴에 독도가 오롯이 들어와 있어서 뿌듯했다. 『돌아온 독도 대왕』 을 썼기에 의미 있는 독도 탐방이었을 거라는 인사도 많이 받았다. 독도탐방대원에 합류하게 해 준 새싹회와 해양수산부, 해양문화재단에 고마움이 컸다.
“됐다, 됐어! 내가 여기 왔으니 이제 됐다!”
할머니 말이 내 말이 되고 있다. 

10월 25일은 독도의 날이다. 독도가 대한민국의 영토임을 알리고, 대한제국 칙령 제41호 제정을 기념하는 날이다. 1900년 10월 25일 고종이 공포한 대한제국 칙령 제41호는 독도를 울릉도의 부속 섬으로 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민간으로 행사하고 있는 독도의 날을 국가 기념일로 해야 한다는 바람이다. 참고로 일본 시마네현에서는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며 2005년부터 다케시마의 날을 제정해 매년 2월 22일에 기념행사를 열고 있다. 우리가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이유이다.

<독도는 우리 땅> 가사가 사실에 맞게 바뀌었다. ‘뱃길 따라 이백리가 뱃길 따라 87K(87킬로미터)’ 이렇게 말이다. 바뀐 가사를 찾아보며 불러본다.
 
독도는 우리 땅

울릉도 동남쪽 뱃길 따라 87K(팔칠케이)  외로운 섬 하나 새들의 고향 그 누가 아무리 자기네 땅이라 우겨도 독도는 우리 땅.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 동경 132 북위 37 평균기온 13도 강수량은 1800 독도는 우리 땅.

오징어 꼴뚜기 대구 홍합 따개비 주민등록 최종덕 이장 김성도 19만 평방미터 799에 805독도는 우리 땅.

지증왕 13년 섬나라 우산국 세종실록지리지 강원도 울지 현 하와이는 미국 땅 대마도는 조선 땅 독도는 우리 땅.

러일전쟁 직후에 임자 없는 섬이라고 억지로 우기면 정말 곤란해 신라장군 이사부 지하에서 웃는다 독도는 우리 땅 (한국 땅)

가사만 익혀도 독도에 대해 기본적인 것은 알 수 있다. 이제부터 난 자랑스러운 독도의 명예시민이며 독도 지킴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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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연(동화작가. 문학박사)은
강원도 강릉 출생. 추계예술대학교 일반대학원 박사과정(문학박사)
계몽 아동문학상(1998), 방정환문학상(2015), 한정동 아동문학상(2017), 강원 아동문학상(2012) 수상. 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 문학 나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우수 출판 콘텐츠, 세종도서 나눔으로 여러 권 선정.
작품집으로『함경북도 만세 소녀 동풍신』『아기 할머니』『실뜨기 별』『석수장이의 마지막 고인돌』『아홉 살 독립군, 뾰족산 금순이』『탈출! 아무거나』『개성공단 아름다운 약속』『쇠말뚝 지도』『채소 할아버지의 끝나지 않은 전쟁』『가자, 고구려로!』『헤겔 아저씨네 희망 복지관』『돌아온 독도 대왕』『함영연 동화 선집』『꿈을 향해 스타 오디션』『할머니 요강』 외 다수.

현재 추계예술대학교에 출강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