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을 제외하고 농업인의 홀대 내지 우선순위 제외가 어제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국가재난’ 수준인 미세먼지 대책 역시 농업인은 순위 밖에 있다.

특성상 야외작업이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님에도 대처는 안이하고 대책은 재탕 삼탕 수준에 지극히 단순하기 이를 데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야외작업이 많은 농업의 특성상 농업인 상당수가 미세먼지에 장시간 노출될 수밖에 없고, 일조량 부족으로 농작물의 피해 가능성이 큰데도 불구하고 손을 놓고 있다.

미세먼지 비상 저감조치가 7일째 이어지는 동안 농업, 농업인 관련 미세먼지 알림 문자메시지는 고사하고 상황 파악과 현장 점검조차 없었다.
영농현장에선 미세먼지에 따른 작물 생육피해를 호소하는데도 농정당국은 가장 기본적인 대응조차 하지 않은 셈이다. 뒤늦게 농림축산 식품부는 문재인 대통령이 6일 ‘미세먼지를 극복하기 위한 특단의 긴급 대책 마련’을 지시하자 움직였다. 아니 움직이는 척했다. 대책이라는 것이 영농 폐기물·부산물을 태우지 말라는 당부와 농업·농촌 미세먼지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겠다는 내용이다. 산불방지대책인가.

초고령화 사회로 이미 진입한 농어촌의 현실을 감안하면 이것이 대책이라고 해도 좋을까 싶을 정도다. 강릉시라도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아야 함에도 손을 놓고 있다며 농업인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농업인이나 농촌주민들은 미세먼지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보건복지부의 ‘2017년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만성 폐쇄성 폐질환 유병률은 동지역이 10.9%인데 반해 읍·면지역은 14.6%나 됐다. 미세먼지·황사는 만성 폐쇄성 폐질환, 폐 기능 저하, 폐암 등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만성폐쇄성 폐질환과 같은 중증 호흡기 질환을 앓는 환자는 미세먼지로 인한 사망률이 뚜렷하게 증가했다.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엔 농업과 농업인이 없다. 미세먼지 취약계층에 농민을 추가하는 게 급선무임에도 현실은 그렇다.
이 법에 따라 취약계층은 미세먼지가 심할 경우 지방자치단체 등으로부터 마스크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현재 취약계층은 옥외근로자와 교통시설 관리자 등이다. 농업인은 빠져 있다.

 다만 “농민을 취약계층에 포함할지를 앞으로 TF에서 논의하겠다.”라고 밝힌 것을 고맙다 해야 할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