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이 되면 너도나도 애국자가 되는 것 같습니다.
여기저기 애국을 외치는 소리가 들리고,
또 일본의 만행을 규탄하는 많은 이들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3월.
곳곳에서 만세 소리와 함께 일제를 규탄하는 집회가 이어집니다.
저도 대한민국의 한 사람으로서 그들과 같은 목소리를 내며 일제 타도와 애국의 목소리를 내곤 합니다.

며칠 전,
대통령 연설 중에 “100년 전 우리는 하나였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일제 강점기 그 힘든 시절에 하나였던 우리, 그런데 지금 우리는 5천만으로 갈라져 서로 헐뜯고 싸우며, 모든 이들이 울분을 토했던 애국의 소리는 언제 그랬냐는 듯 조용해집니다.

100년 전,
참으로 순박했던 우리 민족을 주변의 강대국들이 호시탐탐 침약의 야욕을 드러내던 시절. 일본이라는 섬나라에 치욕적인 지배를 당하며 36년이라는 긴 세월을 나라 잃은 서러움으로 살아왔던 우리 선조들, 그분들 가슴속에 들끓었던 대한민국 해방의 염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뜨거웠으리라 생각합니다.

100년이 지난 지금 일제에 앞장섰던 친일파들을 이 땅에서 몰아내자고 목청을 높이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고 또 그래야만 한다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또한, 일본에 맞서 목숨을 잃은 독립투사들과, 그 후손들을 독립유공자로 예우하고 그분들이 어깨를 활짝 펴며 자랑스럽게 살아가게 하는 것 역시 우리 후손들이 해야 할 일입니다.

그러나 한편 선조들 중 어느 한 사람이 일본에 앞장서서 친일을 했다는 이유로 그 후손들까지 이 땅에서 매장시켜서는 안 됩니다.

역설적이지만 일제 강점기에 살아남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친일은 아니더라도 일제에 암묵적인 삶을 살았기에 살아남은 것이 아닌지 되묻고 싶습니다.

만일 그 당시 친일파 이외의 모든 사람들이 투쟁하여 목숨을 잃었다면 지금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친일파들만 남아 이 나라는 없어진 지 오래일 겁니다.

어제의 수고가 오늘의 결실을 맺고, 오늘의 수고가 내일의 찬란한 결실을 맺듯, 이제는 용서하고 안아주며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주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됩니다.

지난 반만년의 역사 속에 가장 위대했던 3.1 운동 100주년을 맞아 조상들의 희생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힘을 길러 지금도 호시탐탐 우리를 노리는 주변 강대국들의 마수에서 벗어나야겠습니다.
조국독립을 염원했던 많은 순국선열들의 얼을 기리며, 그분들의 고귀한 희생과 정신을 잊지 않는 자랑스러운 후손이 돼야겠습니다.